
며칠 앞서 우리나라 천주교 첫 순교자인 윤지충, 권상연, 그리고 형의 뒤를 따라 신앙을 이어오다가 신유박해 때에 순교한 윤지헌 세 분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려드렸지요. 바로 <진산사건>이었습니다.

오늘은 옛 진산 성지성당에서 멀잖은 곳에다가 새로 세운 <진산 성지성당>을 소개하려고요. 이곳 진산이 성지가 된 까닭을 잠깐 다시 소개하자면, 첫 순교자 윤지충 선생이 진산 지역에 천주교 서적을 가져오면서 동생 윤지헌과 사촌 권상연에게 천주교를 배울 것을 권하였습니다. 1787년 이승훈(李承薰)에게 세례를 받았고 그 뒤, 천주교의 교리대로 조상의 제사를 지내지 않고 신주를 불태워 땅에 묻은 걸 들켜 강상죄로 다스려져 끝내 순교한 세 분들의 발자취가 담긴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새로 세운 진산 성지성당은 옛 성당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 입이 떡 벌어집니다. 마치 유럽의 어느 성을 보는 듯한 풍경입니다. 규모도 굉장히 크네요.

단단하게 쌓은 성벽 속으로 들어서는 느낌이 듭니다.

성 안으로 들어온 듯 멋스런 풍경을 눈에 담습니다.


그런데 여기 올라서니, 아주 남다른 조형물이 보이네요.

어머니와 세 아들일까요?
아마도 윤지충 선생의 어머니인 안동 권 씨 부인을 표현한 듯합니다. 진산사건이 일어날 즈음에 선생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답니다. 그런데 어머니도 천주교인이었거든요. 1791년 5월에 어머니 안동 권씨부인이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셨답니다.
사촌지간인 윤지충, 권상연 두 분은 어머니의 유언대로, 또 신앙의 뜻대로 정성껏 전통의식대로 했지만 신주를 모시거나 절을 하는 제사는 지내지 않았답니다.
아하~! 그러고 보니, 어머니 안동 권씨 부인과 윤지충, 동생 윤지헌, 사촌 권상연 이렇게 네 분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이군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삶을 살아간 분들의 숭고한 뜻이 잘 느껴집니다. 또 그 안에서 무척 행복해 보이는군요.

사랑은 내려놓는 것!

이곳은 마치 미로처럼 보입니다. 담장을 따라 돌면

또 이렇게 넓은 성벽 안의 터가 나오고...

저 앞으로 난 길도 멋스럽습니다.

잎사귀를 다 떨구고 홍시만 남아있는 감나무도 예쁘네요.



이번에는 조형물 위쪽으로 올라가봅니다.

뒤에서 보는 풍경입니다.

어머나~! 저기 앞에 옛 진산 성지성당이 대각으로 마주 보입니다. 찾아보세요. 보이시지요?

이젠 좀 전에 미사를 마친 성당 안쪽으로 가 봅니다. 문을 열어놓고 오가는 발길 막지 않으니 고맙습니다.
성당 안은 그리 화려하지도 않고 소박한 풍경입니다. 가장 앞에 있는 창으로 아름다운 빛이 들어오는 풍경이 매우 인상 깊습니다.

벽에는 작은 조형물들을 붙여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표현한 듯하네요.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형형색색 창에 그려진 그림과 조형물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굉장히 큰 꽃바구니입니다. 모두 생화라서 향이 정말 좋더군요.

새 진산성지성당에 조선 천주교 첫 순교자의 유해 일부가 깃들다

바로 이곳에 첫 순교자의 유해 일부를 모셨습니다.
앞선 글에서 소개했는데, 완주 초남이 성지 바우배기에서 230년 만에 발굴된 세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신 순교자 묘소가 있었지요. 여기 진산 성지성당에는 세 분의 유해 중 일부를 모셨습니다.

유해의 일부를 이렇게 금촛대에 각각 모셔놓은 게 무척 인상 깊습니다. 이런 풍경은 처음 봤습니다.

유해함을 자세히 살펴보니, 가장 왼쪽에는 신유박해 때 순교한 윤지헌(프란치스코) 선생의 갈비뼈 일부분이고요. 가운데는 윤지충(바오로) 선생의 볼기뼈 일부, 또 오른쪽에는 권상연(야고보) 선생의 머리뼈 일부분입니다.

바로 이분들입니다.



위 세 분 순교자들께는 '복자'라는 칭호를 씁니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124위 순교자 복자가 계시나 봅니다.
윤지충, 주문모, 권상연, ... 정약종 등 이분들의 이름과 세례명을 함께 부르며 드리는 '124위 한국 순교 복자 호칭 기도'가 따로 있었군요. 저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서 이런 건 굉장히 생소합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많은 걸 배우네요.

성당 안에서 순교자들의 유해함을 보며 그분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며 눈을 감고 묵념을 하고 나왔습니다. 바깥에는 아까 보았던 감나무가 남달리 정겨워 한참 보고 사진도 찍었네요.

성당 옆으로는 예수님의 고난의 여정을 나타낸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이 십자가의 길을 하나하나 따라 걸으며 기도를 하더군요. 위 사진은 지난번 완주 초남이 성지에서 본 풍경입니다. 나이 드신 부부로 보이는 분들인데 모두 14처이던데 시간과 품을 들여 따라가며 무언가 암송을 하고 기도를 하더군요. 그 모습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여기 진산 성지성당에도 십자가의 길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답니다. 예전에도 성당에 가면 이런 풍경을 본 듯합니다.


십자가의 길을 다 둘러보고 되돌아 나오면서 본 성당 풍경입니다. 이렇게 봐도 아주 멋스럽고 웅장합니다.

오늘 제가 이 감나무에 심하게 꽂혔습니다. 하하하~! ^^

이런 조형물도 바깥에 있었어요.

고난을 겪는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 성모 마리아일까요?


새로 세운 진산 성지성당은 지난 2023년 5월에 준공을 했나 봅니다.

바깥에는 주차장도 굉장히 넓고요. 이렇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답니다. 야외예배를 드릴 때에도 좋겠습니다. ^^
우리나라 천주교 첫 순교자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금산 진산 성지, 완주 초남이성지 바우배기, 유항검 나눔의 집 교리당과 순교자 묘소, 유항검의 생가터 파가저택, 또 새로 세운 진산 성지성당까지 모두 둘러봤네요. 이 글까지 네 꼭지를 쓰면서 잘 몰랐던 천주교(?)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요. 또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참 안타깝고 처참했던 100년 동안 이어진 박해의 시대를 잠깐이라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진산성지성당(새 성당) 충남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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