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벙주초와 그랭이공법을 아세요? [상주 목사 신잠이 세운 18개 서당 9] 상주 도곡서당
이번에 제가 <한빛국가유산TV> 기획 영상으로 상주 목사 신잠 선생께서 세웠다는 18개 서당을 하나하나 찾아가 보기로 하였답니다. 정확하게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공부를 해가며 찾아가서 답사를 하고 촬영을 하여 유튜브 영상으로 담아 소개를 했습니다.
영상과 함께 티스토리에 우리가 찾아낸 서당 한 곳 한 곳을 글로 담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서당 11곳과 터만 남은 서당 3곳, 그리고 정확하게 어디인지 어떤 자료도 없고 정보도 없어 알 수 없는 곳이 4곳이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은 아래 링크로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IoCr0lCvpmQZWg42KjmsrGjSC4MTRdRu
상주 목사 신잠이 세운 서당 18곳
상주 목사로 부임해온 영천자 신잠(1491 ~ 1554) 선생이 상주 땅에 세웠다는 18개 서당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몇 곳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남아있는 곳이 대략 10곳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
www.youtube.com
도곡서당을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답니다.
<도림사>라고 하는 절집 바로 아래쪽에 있는 서당이었답니다.
상주 목사 신잠 선생께서 세운 서당 아홉 번째 이야기는 상주시 서곡1길 96-43에 있는 도곡서당(道谷書堂)입니다.
저는 도곡서당을 다녀와서 도림사란 절집을 알게 되었는데 꽤 이름난 곳이었더라고요.
지난 2012년에 KBS1 인간극장에 <세 스님과 홍인이>라는 제목으로 5부작으로 소개가 된 곳이네요.
도림사는 비구니 스님들이 계시는 곳인데 절집에서 장을 담그며 수행하는 곳이라 도림사 된장, 간장으로 더 이름난 곳이더군요. 그래서인지 절집 들머리에 '장'이라고 쓴 큰 항아리가 수문장처럼 서 있습니다.
도곡서당 가는 길
우리는 오늘 절에 가는 게 아니라 바로 절집 아래쪽에 있는 <도곡서당>을 찾아갑니다.
딱 들어서는데 둘레가 아주 깨끗합니다.
건물 또한 굉장히 깔끔하고 잘 정비된 모습이네요.
앞면이 4칸, 옆면 2칸인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인데 굉장히 반듯한 모습이고 서당 둘레에 풀이 좀 자라나 있긴 했지만 이쯤이면 그래도 누군가 돌보는 손길이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어머나! 서당 대청 앞문에다가 누군가 낙서를 해 놓은 게 보이네요.
서당 건물은 정확하게 언제쯤 보수를 했는지 정보가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았어요.
고치기 앞서 본디부터 있던 낙서였는지...
아니면 누군가 새로 쓴 건지...
설마 아닐 테지요?
도곡서당(道谷書堂) 편액입니다.
서당이 있는 이 마을 서곡동은 서당마을이라고도 하고요. 서당리, 서당골, 도곡(道谷)이라고도 한다는데 바로 여기 도곡서당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운데 2칸이 대청인데 앞서 소개했던 지천서당인 연악서원처럼 대청 앞에 문을 달았네요. 아마도 '들어열개문'이지 싶습니다. 여름철에는 문짝을 열어 들어 올려놓으면 대청 안이 시원해지겠네요.
또 겨울철에는 이렇게 문을 닫아놓으면 바람도 막아줄테고요.
문고리는 잠겨있지 않은데 열리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안쪽 모습을 볼 수는 없어 아쉬웠습니다.
틀림없이 다른 현판들도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가운데 대청 2칸을 중심으로 두고 양쪽에는 온돌방을 하나씩 두었는데 각각 끝쪽으로만 쪽마루를 두었더라고요.
쪽마루에 잠깐 걸터앉아 봅니다.
뜨거운 여름(2024년 8월 중순)이었지만 이렇게 도곡서당 쪽마루에 앉아 있으니 바람도 시원하고 좋더라고요.
덤벙주초와 그랭이공법
쪽마루 아래는 사각으로 된 아주 낮은 기둥을 세웠는데요.
다듬지 않은 자연돌을 놓고 그 위에다가 돌의 모양과 잘 맞도록 나무 기둥을 깎고 다듬어서 올렸네요.
이와 같이 다듬지 않은 자연석으로 놓은 주춧돌을 '덤벙주초'라고 합니다.
무슨 일을 할 때, 들뜬 행동으로 아무 일에나 자꾸 함부로 서둘러 뛰어는 모습을 '덤벙거리다'라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덤벙주초는 어떤 형식에 맞게 다듬지 않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돌을 가져다가 주춧돌로 쓴 걸 말합니다.
대신에 이 덤벙주초 위에 올려질 나무 기둥을 주춧돌의 울퉁불퉁한 모양과 잘 맞도록 다듬어야 하겠지요?
이렇게 기둥의 밑면을 아래 주춧돌 모양과 맞춰서 깎고 다듬는 걸 '그랭이 공법'이라고 한답니다.
이 그랭이가 잘 된 곳은 보고 있으면, 마치 울퉁불퉁한 돌과 기둥이 한 몸인 것처럼, 또 기둥이 돌에 박혀있는 듯이 보인다고 합니다.
이 그랭이 공법은 옛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왔다고 하는데 주로 평민의 집이나 절집을 지을 때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서당 안쪽을 볼 수 없으니 둘레를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서당 뒤쪽에는 한쪽에다가 뜬벽장을 두었네요. 아주 쓸모 있는 건물입니다.
온돌방이 있는 양쪽에는 이렇게 아궁이가 하나씩 있는데 흙이 가득 있더라고요.
왜 이렇게 흙이 많지? 하고 들여다보는데, 하하하! 귀뚜라미 두 마리가 보입니다.
카메라를 가까이 가져다 대고 찍는데도 보란 듯이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더군요. ^^
도곡서당과 후계(后溪) 김범(金範)
도곡서당은 1551년(명종6)에 상주 목사 신잠 선생이 세운 서당입니다.
후계(后溪) 김범(金範)[1512~1566] 선생이 도곡서당을 맡아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학문을 닦았던 곳이라고 하네요.
김범 선생은 1512년(중종 7) 상주에서 태어났다. 1540년 진사시에 장원으로 합격하였으나 효성이 지극하여 과거에 뜻을 두지 않고 부모 봉양에 힘썼다고 합니다.
1566년(명종 21)에 명종이 널리 인재를 구하였고, 김범은 ‘경명행수(經明行修)’ 경학에 밝고 행실이 바르다 하여 천거되어 조정의 부름을 받았지만 상소를 올려 병환을 이유로 나아가지 않으려고 하였지요.
그러나 명종이 옥과현감에 제수하고 약제와 식물(食物) 등을 하사하며 올라오라고 하자 나아가 벼슬을 받고 옥과현감으로 가게 됩니다.
'올바른 정치를 위해서는 양심(養心)과 집덕(執德)이 필요하다'라고 임금께 건의도 하였으며 옥과현감으로 있을 때에 선정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재임 중에 옥과(지금의 곡성)에서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도곡서당을 둘러보면서 그래도 지금까지 다녀본 서당 가운데에 깨끗하고 깔끔하게 관리가 잘 된 곳 중에 한 곳으로 손꼽히네요. 그래서 모처럼 기분이 좋았답니다.
서당에서 맞은편을 보니, 계자난간을 두른 건물이 보여 매우 남달랐답니다.
저기 위쪽이 도림사 절집입니다.
이 다리를 사이에 두고 도곡서당과 도림사 절집이 나뉘어 있답니다.
다리를 건너와서 맞은편에서 보는 서당입니다.
서당 맞은편에는 절집 건물인데요
돌로 담장을 쌓았는데 아주 멋지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가 도림사 관음전이라고 합니다.
아까 서당 쪽에서 보았던 계자난간을 두른 전각이 바로 관음전이네요.
관음전에서 바라보는 도곡서당
우리가 도곡서당을 찾아갔을 때가 8월 중순이었는데
이게 뭔지 아시나요?
아, 바로 알아차리셨다고요?
마치 포도송이처럼 열매가 달려있어 무척 재밌더군요.
은행이 한창 튼실하게 열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w8Dl2nrnfAA?si=2yIgfRhnmCcIkoat
돌탑 사이에 작고 앙증맞은 동자승이 귀엽네요.
오늘은 상주 목사 신잠 선생이 세운 18개 서당 가운데 하나인 <도곡서당> 이야기와 함께 우리나라 한옥 건축양식의 하나인 '그랭이 공법'과 '덤벙주초' 이야기까지 곁들여 소개를 했습니다.
3주 동안 '오블완' 글쓰기 덕분에 상주의 서당 이야기를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뒤로 많이 밀려났네요.
이제 다시 이어서 남은 이야기도 다 전해 드릴게요. ^^
★ 제가 꾸리는 한빛국가유산TV에서 소개한 영상도 함께 보세요. ★
https://youtu.be/np55w9OhqHA?si=8RDbRY_gDXEMKDX_
경북 상주시 서곡1길 9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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