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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

[문경 주암정과 경체정] 사철이 아름답다! 바위배에 지은 주암정, 노 저어 갈까?

by 한빛(hanbit) 202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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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 좋은 금천을 사이에 두고 정자가 마주 본다



오늘은 그야말로 한 폭 그림 같은 정자 나들이를 떠납니다.
문경에 있는 정자랍니다.
풍광이 좋은 금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서있는 멋스러운 정자가 두 곳이나 있답니다.

문경 산양면 현리와 산북면 서중리 사이에 흐르는 금천


문경시 산양면 현리와 산북면 서중리 사이에 흐르는 강의 이름은 '금천'이랍니다.

양쪽 마을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강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네요.

형제간의 우애를 큰 덕으로 여기다

먼저 산양면 현리에 있는 <경체정>을 찾아갑니다.

'경체(㬌棣)'라는 말은 형제 사이가 좋아서 집안이 번성한다는 뜻이랍니다.

 

시경의 <상체지화(常棣之華)>에서 따온 말 


길가에 작은 주차장이 있고 야트막한 바위 위에다가 세운 정자 경체정입니다.

경체정은 본디 이 현리 마을 안에 있던 건데,

1971년에 이 바위 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산양면 현리 마을 <현리 전통문화마을>

산양면 현리 마을은 인천 채 씨 세거지라고 합니다.

정유재란 때에 망우당 곽재우와 함께 의병활동을 했던 채득호 선생의 호가 '부벽정'이었다고 하네요.

 

경체정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바깥에서만 구경할 수 있답니다.

 

경체정

경체정이 여기 있기 전에는 그 옛날에 이 바위 위에 <벽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영조 때의 문신으로 대사헌 등을 역임한 청대(淸臺) 권상일(權相一)이 금천 물길 따라 청대구곡(淸臺九曲)을 정했는데,

그 가운데 제2곡이 바로 여기에 있던 벽정이랍니다.

굽이도는 물길 너럭바위를 '부벽루'라 했고, 그 바위 위에 있던 띠집이 있었는데 그걸 바로 '벽정'이라고 했던 게지요.

아마도 그 옛날 먼저 있던 띠집 <벽정>이 바로 앞서 말한 의병 채득호 선생의 집이 아니었을까? 한답니다.


경체정 앞으로 금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1935년 채성우를 비롯한 일곱 형제를 기리는 정자랍니다.

 

인천 채 씨 채묵진(蔡默鎭)과 아들 채홍의(蔡鴻儀)가 할아버지 7형제인 채성우(蔡性禹), 영우(永禹), 약우(若禹), 현우(鉉禹), 장헌(章獻), 용우(鏞禹), 장오(章五)를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라 한다. 

 

형제간의 우애가 깊었던 일곱 분의 뜻을 기리는 정자라 하니, 

더욱 좋아 보입니다.

 

경체정 앞에 동그랗고 작은 정원이 있네요.

소나무 한 그루가 고고한 자태로 서있습니다.

경체정

 


정자가 매우 깨끗하네요.
관리가 잘 되나 봅니다.
편액도 여러 개가 걸려 있습니다.

금천 건너편에서 보는 경체정


3월 중순, 꽃샘추위인가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꼼꼼하게 구경하기가 좀 힘든 날이네요.

바람도 많이 붑니다.

경체정 건너편에는 주암정이 있어요.

어야디야~ 노 저어 볼까? 이 배에 정자를 싣고서... <주암정>

 
이제는 강 건너편에 있는 주암정으로 갑니다.
여러분, 혹시 문경으로 나들이 올 일 있으면, 
이 주암정을 꼭 둘러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더군요.

 

산북면 서중리 주암정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주암정을 추천합니다.
여름에 능소화가 피고 연꽃이 필 때면 훨씬 더 아름답다고 합니다.
지금은 산수유만 피었는데도 그 분위기 하나로도 아름답고 멋졌답니다.

주암정

조선시대 유학자였던 채익하 선생을 기리는 곳이랍니다.
1944년 선생의 후손들이 지은 정자이고요.
채익하 선생의 호가 주암(舟巖)이라고 합니다.

주암정 들어가는 문과 담인데요.

이 담에 얼기설기 나뭇가지가 뻗어있지요?

이게 바로 능소화랍니다.

여름에 능소화가 필 때 오면 또 다른 풍경이 기다리겠네요.

그런데 정자 아래에 있는 바위도 마치 배를 닮았습니다.

보세요! 정말 배를 닮았지요?

뱃머리가 아주 또렷해 보입니다.

주암정

정자 이름과 채익하 선생의 호가 잘 어우러졌네요.
후손들이 해마다 이곳에서 종친회를 열기도 하고 이런저런 행사도 열리더군요. 
후손들이 관리를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굉장히 깨끗합니다.

 

어머나~! 

진짜 배 위에 정자를 싣고 떠날 것 같네요. 하하하~

 

. 여름. 가을. 겨울 철 따라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린다!

지금 벚꽃이 꽃망울을 품고 있더군요.

더구나 이날은 날씨가 워낙 추워서 그런지 꽃이 얼어버릴 것 같았답니다.

한두 주 뒤에 오면 벚꽃과 저 주암정 뒤로 진달래도 핀다고 합니다. (우리가 간 날은 3월 21일임 )

 

예전에는 이 주암정 앞까지 금천이 흘렀다고 합니다.

홍수가 난 뒤로 물길이 바뀌어서 지금의 모습이라고 하네요.

또 여름에는 이 연못에 연꽃이 피니까 

여름은 여름대로 싱그럽고 예쁜 풍경이 맞이하겠네요.

아마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가더라도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릴 겁니다. 

아, 지금도 여기는 채익하 선생의 10 세손인 채훈식 선생께서 꾸준히 관리를 하신다고 합니다.

처음에 주암정에 들어올 때, 옆에 앉아계셨던 분이더군요. 

인사는 공손하게 했지만, 이야기는 나눌 수 없었어요.

다녀와서 그분인 줄 알았답니다.

이제 주암정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주암정 앞에도 큰 바위가 있고

그 바위로 건너갈 수 있는 작은 돌다리가 있습니다.

 

돌다리 건너서 본 주암정

주암정 앞에는 주암정과 너럭바위에다가 돌계단을 두어서 건너갈 수도 있는데,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면 큰일 납니다. 

저는 무서워서 못 건너겠더라고요.

남편만 건너가서 구경했네요.

그렇게 돌다리를 건너 바위 위에서 연못을 내려다보는 풍경도 멋집니다. 
진짜 연꽃 필 때엔 무척 아름답겠습니다. 

정자 위에 앉으면 시원한 바람과 새소리, 물소리 들으면서 공부가 저절로 되겠네요. 

찾아오는 이들이 마시라고 커피와 차, 그리고 물과 전기 주전자를 마루에 두었더군요.

관리하시는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이 엿보입니다.

  
주암정 돌담 위를 타고 올라가는 능소화 덩굴을 보니,
6~7월이 되면 능소화 핀 돌담 풍경도 참 볼만하겠네요.
가깝게는 4월 초만 되어도 벚꽃이 활짝 피어서 아름다울 겁니다.

이제는 주암정에서 강 건너 풍경을 보려고 갑니다.

이 반대쪽에서 아까 보았던 경체정을 볼 수 있답니다.

경체정

 

금천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마을

문경시 산양면 현리와 산북면 서중리 마을이 있고

그 마을에 각각 이렇게 아름다운 정자가 서로 마주 보는 자리에 있네요.

 

지금 산수유만 활짝 피었습니다.

목련도 꽃봉오리를 잔뜩 오므리고 있어요.

형제들의 우애가 깃든 경체정과 배처럼 생긴 바위 위에 지은 주암정을 둘러봤습니다.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해지는 4월 초에 가면 지금 제가 본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때를 맞춰서 꼭 한 번 가보세요.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

 

youtu.be/yxAcwI51j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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