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과 나들이

아카시아, 아니죠! 아까시! [우리나라에 딱 하나뿐인 120살 아까시 나무- 성주군 지방리아까시나무]

한빛(hanbit) 2025. 6. 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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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모산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아까시나무가 있다!
지난 2월에 촬영한 지방리아까시나무

우리나라에 딱 하나뿐인 120살 넘은 아까시나무를 찾아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모산마을을 찾아간 건 올해 벌써 네 번째입니다.

속살을 훤히 드러내고 있는 저 큰 나무가 우리가 잘 아는 아카시아 나무입니다. 아니, 아까시나무입니다.

그렇잖아도 이번 글을 쓰면서 꼭 하고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때마침 이런 보도자료가 나와서 먼저 이 나무를 소개하기에 앞서 며칠 앞서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이야기 한토막 하고 갈게요.

아카시아꿀, 아니죠! 아까시꿀이 진짜입니다!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헤드 캡쳐화면

바로 맛있고 달콤한 꿀, 향이 좋고 건강에도 좋은 꿀, 그 가운데에서도 아카시아꿀의 명칭을 올바르게 쓰자! 는 말이랍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시지요? 한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아카시아꽃은 실제로는 아까시꽃이라는 거 말이에요. 모르셨다고요?

아까시꽃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즐겨 부르던 동요에도 아카시아꽃이라고 했는데...

네 사실은 우리가 흔히 아카시아라고 했던 건 사실은 '아까시'랍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아카시아로 알고 있었던 이 나무가 아까시 나무라는 게지요.

농업진흥청 보도자료

실제로 아카시아 나무는 우리나라에 많이 있는 위 사진과 같은 나무가 아니라 열대식물로 베트남에서 많이 자라는 나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생할 수 없는 나무라고 하네요.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꽃모양이 완전히 다르지요? 어떤 종은 밤꽃과도 비슷하게 생겼네요.

결론은 아카시아 나무와 꽃은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와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는 아까시나무는 미국이 원산지이고 일본으로 들여올 때 '아카시아'로 잘못 불렸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가짜 아카시아'라고 했고, 그걸 알게 된 우리나라에서는 가시가 있는 나무라고 해서 '아까시나무'로 정했다고 합니다. 쭉 써오던 아카시아를 버리기가 힘들어 가시가 있는 아카시아 나무라는 뜻으로 '아까시나무'로 정했다네요.

 

아무튼 이번에 농업진흥청에서 보도자료까지 낸 까닭은 베트남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아카시아꿀과 우리나라의 아까시꿀을 혼동하지 않도록 하려고 한 거랍니다.

맛있는 국산 아까시꿀과 베트남 아카시아꿀은 엄연히 완전히 다른 나무에서 채밀한 꿀이기 때문이랍니다.

우리나라 아까시꿀은 맛뿐 아니라 효능까지도 완전히 다르고 훨씬 월등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참에 국산 아까시꿀을 소비자한테 올바르게 알리려고 한다는 보도였습니다.

앞으로도 국산 아까시꿀 많이 드시고요. 혹시라도 수입산 아카시아꿀과 혼동하지마세요.

 

아까시나무가 100년 넘게 산다는 건 정말 희귀한 일

 

지난겨울부터 우리나라 마을 정자목이거나 보호수를 찾아다니면서 기획영상 제작을 하고 있답니다. 그 가운데 알게 된 아까시나무가 있어 찾아갔지요. 바로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모산마을에 있는 아까시나무랍니다.

어떤 가요? 여러분이 자주 봐왔던 아까시나무와는 많이 다르지 않나요?

아까시나무로는 보기 드물게 크기가 크고 모양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어 1991년 12월에 보호수로 지정되었습니다.

지방리 아까시나무 보호수

1991년에 지정할 때에 90년 되었다고 합니다. 올해(2025년)로 124년 된 아까시나무입니다.

당시만 해도 수종을 '아카시아'라고 했네요. 우리 모두 그렇게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아까시!

우리가 처음 찾아갔을 때 누군가 정성을 담아 가져다 놓은 불로 막걸리 한 통~!

지방리 아까시나무 2025년 5월 17일 촬영

지난겨울에 와서 처음 촬영하고 난 뒤에 봄에 향긋한 꽃이 피면 다시 오리라 하고 이곳을 벌써 네 번째 왔습니다. 제가 사는 구미에서는 벌써 꽃이 다 피고 떨어졌는데도 여기는 아직도 꽃이 피지 않았더라고요. 그렇게 네 번째 찾아온 5월 17일에 보니, 예쁜 아까시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나무가 워낙 커서 아까시꽃이 손에 잡히지는 않아요. ㅠㅠ

나무의 높이는 20m, 나무 둘레는 4m쯤 됩니다.

아까시나무가 번식력이 워낙 좋아서 그 옛날 6.25 한국전쟁 뒤, 헐벗은 우리나라 산림녹화에 일등공신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때 그 좋은 번식력 때문에 다른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고 오해를 해서 베어내기도 했던 때가 있었지요. 저도 어릴 적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게 생각납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진짜 오해였고요. 실제로는 콩과식물 특성상 뿌리혹박테리아가 생겨 땅을 굉장히 비옥하게 한다고 합니다. 비료가 따로 필요 없다고 하네요. 잘못 알려진 까닭으로 오해는 많이 받았지만 굉장히 효자 식물이라고 합니다.

이 아까시나무는 수령이 길어야 70~80년 산다고 합니다. 50~60년만 되어도 비바람이 많이 강하게 불거나 하면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해서 이내 쓰러지고 죽고 만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지방리 아까시나무처럼 백 년이 훌쩍 넘은 나무를 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120살이 훌쩍 넘은 이 아까시나무가 그래서 더욱 감탄이 나옵니다.

게다가 지금도 여전히 잎이 무성하고 하얀 꽃을 많이 피우고 있으니 참 놀랍습니다.

이 나무가 언제부터 이곳에 자라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랜 세월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한 귀한 정자목이라서 대견스럽기도 하고 또 고맙기도 합니다.

마을의 자랑거리이면서 농사철에는 그늘을 내어주어 쉼터가 되는 고마운 아까시나무입니다.

어느새 들판은 풍요로워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 댄 논에 모를 심고 푸르게 푸르게 벼를 키우고 가을이면 결실도 맺겠지요?

지방리 모산마을 버스정류장

 

지방리 아까시나무가 있는 곳에서 멀잖은 곳에 <세종대왕자태실>과 <선석사>가 있습니다.

성주 세종대왕자태실

세종대왕자태실은 세종대왕의 왕자들과 단종의 태를 모셔놓은 곳으로 왕재 태실만 있는 곳은 여기 성주군뿐이랍니다.

성주 선석사와 태실문화관

또 예부터 태실을 보호하는 천년사찰 <선석사>와 조선왕조 왕실의 장태 문화와 세종대왕자 태실을 더욱 잘 알 수 있도록 알려주는 <태실문화관>이 같은 곳에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자연재해를 다 이겨내고 오래 산 만큼 힘겹기도 했겠지만 나름대로 아직도 늠름하게 서 있는 지방리 아까시나무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참 좋습니다.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모산 마을

지방리 모산마을 극지(모산지)

'모산'이란 이름은 마을 앞에 못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 못에도 전설이 있다고 하네요. 

상당히 큰 연못이었고 여기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면서 꼬리로 못둑을 끊어버렸다고 해요. 그 바람에 못에 있던 물이 다 빠져나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합니다.

아까시나무 치고는 100살 넘게 살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120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지방리 아까시나무도 구경하고 조선 왕실의 태실과 관련된 곳들을 둘러보며 돌아보는 것도 뜻깊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참, 저기 위에서도 소개한 아카시아, 아니에요.

     이제부터는 아까시나무, 아까시꽃, 아까시꿀로 말하고 쓰기로 해요. ^^

 

 

☞ 성주 지방리 아까시나무 -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730

  세종대왕자태실 - 경북 성주군 월항면 세종대왕자태실로 639-18

  태실문화관 - 경북 성주군 월항면 세종대왕자태실로 616-12

  선석사 - 경북 성주군 월항면 세종대왕자태실로 616-33

 

★한빛이 꾸리는 유튜브 채널인 <한빛국가유산TV>에서 제작한 <성주 지방리 아까시나무> 이야기를 담은 영상 한 편 보고 가세요.★
https://youtu.be/10IYociKlo8?si=r_pRdEBnApqiAB1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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